‘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하여’ 영원애

‘영원애’ 린다 하워드

영원애
Title: 영원애
Original Titles: Cry No More(2003)
Publisher:
Published: 2003
Time:

의료 봉사를 하는 남편을 따라 멕시코에 살고 있는 밀라 분은 갓 태어난 아들 저스틴과 함께 시장에 갔다가 두 명의 멕시코 남자에게 습격을 당한다. 남자들은 거세게 저항하는 밀라를 칼로 찌르고 저스틴을 빼앗아 달아난다. 10년 뒤, 밀라는 남편과도 이혼하고 납치나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주는 ‘파인더스’라는 단체를 세워 일에 매진한다.

계속해서 저스틴을 찾아 헤매던 밀라는 아들의 납치에 디아스라는 남자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뒤 그를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잡히는 것은 뜬구름 같은 소문뿐.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에게서 디아스에 관한 제보 전화를 받은 뒤 접선 장소에 찾아간 밀라는 기대 밖의 인물인 10년 전 아들을 납치해간 애꾸눈 악당이 현장에 나타나자 이성을 잃는다. 디아스 덕택에 겨우 위기를 모면한 밀라는 디아스에게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디아스는 자신에 대해 제보한 배후를 캐기 위해 밀라를 돕기로 한다.

2003년 린다 하워드가 발표한 로맨틱 스릴러로 2003년 로맨틱 타임즈 리뷰어스 초이스 베스트 로맨틱 인트리거(Best Romantic Intrigue) 부문 노미네이트작이다. 작가가 오랜 기간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단련된 만큼 작품에서 뿜어내는 긴장감이 대단하다.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아들을 납치해 갔는가와 의문에 쌓인 디아스의 정체를 기본축으로 삼아 상처 입은 모성애와 해체된 가정, 아이를 찾고자 하는 그녀의 집념을 오기로 쉽게 곡해하는 주변인들과 겪는 갈등 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착실하고 시민 의식이 철저한 암살자

디아스라는 캐릭터는 린다 하워드의 소설에서 줄곧 등장하는 안티 히어로의 전형적인 캐릭터이면서 한편으로는 안티 히어로의 규칙을 무참히 파괴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돈을 위해 살인을 하지 않는다고 밀라에게 했던 말은 사실이었다. 때로 살인을 하고 돈을 받기로 했지만, 돈이 이유는 아니었다. 역겨운 죄를 짓고도 재판을 받으면 가벼운 징역형이나 집행 유예로 풀려나는 일이 있었다. 그런 사람을 죽이고 말고는 그가 판단할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며, 이후 그 일로 벌을 받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그를 살인자로 부르기도 하겠지만 그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처단자였다. 그렇게 믿었다(p135)”

약자로 취급 받는 여성 캐릭터라도 그의 처단에서는 예외가 되지 못한다.

“롤라를 죽이지 않고 처벌할 방법은? 반쯤 죽을 때까지 두드려 패? 그건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밀라도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일 것이며 그 역시 여자에게 그런 폭력을 행사할 마음은 없었다. (중략)아니면 칼로? 살짝 긋는다면 상처를 쉽게 아물 것이고 토막을 내 죽인다면 뒤처리가 성가셨다. 결국 남은 방법은 뼈를 부러뜨리는 것 밖에 없었다. (p205)” 악당을 무참히 살해한다는 원칙 외에 그의 행동은 모범적인 미국 시민의 그것이다. 5명의 여자만 데이트한 단출한 성생활 리스트, 운전 할 때 얌전히 안전 벨트를 매고 술은 거의 마시지 않으며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매 선거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이렇게 착실하고 시민 의식도 철저한 암살자가 있다니? (p200)”

고통에 반응하다

남녀의 감정을 다루는데 있어 대다수의 로맨스 소설에서 첫 눈에 반했다는 식으로 쉽게 넘어가는데 비해 작가는 이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저 눈은 그가 이제껏 본 눈 중에서 가장 슬픈 눈이었다.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지켜주며 그녀에게 일말의 고통을 주는 놈이 있다면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중략) 그런 용감한 모습에 그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 겸허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그가 진정으로 알고 싶은 여자가 바로 여기 있었다. 적어도 당분간은”

밀라가 디아스와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만이 이해할 수 있는 고통에 감정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남자가 공명해오자 하염없이 그에게 빠져들어간다.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해

밀라가 악당과의 싸움에서 이길지는 몰라도 잃어버린 세월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완벽하게 모자 관계를 복원할 수 없다는 것, 아들을 끝내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결론이다. 내 아이면서 동시에 더 이상 내 아이가 아닌 이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과거의 자신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여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압권이다. 끝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밀라에게 디아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젠 살아도 돼, 이젠 행복해져도 돼” 밀라는 단 하나의 목표가 해결되자 삶의 방향을 잃고 허탈감에 괴로워한다.

파인더스에 매진해야 하는 그녀와 나쁜 놈들을 찾아 종횡 무진 하는 그의 결혼 생활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밀라는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끝내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어떤 선택을 하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동반자로서 삶을 살아가리라는 것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예외 없이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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