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표지 변천사

by 로맨시안 posted Dec 21,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파비오(Fabio) 또는 파비오 랜조니 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지. 단박 보기에도 이탈리안 혈통임 드러나는 이름을 가진 이 사람은 한 때 로맨스의 제왕이라 불렸던 있는 인물이다. 로맨스의 제왕이라는 대단한 타이틀을 가진 파비오 랜조니는 이태리 밀라노 출신의 패션 모델로 1982~1994년까지 수백 권의 로맨스 소설 표지를 당당하게 장식했으며 자신이 직접 로맨스 소설을 써 최초의 남성 로맨스 작가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그의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런 버터남을 좋아하는 미국 여성의 취향을 모르겠다" 일색이었다. 어쩌면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사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 전까지 리마리오라는 느끼남 컨셉의 남자에게 열광했던 것을 기억해보라.

 
아무튼 그는 < I Can't Believe It's Not Butter> 마가린 광고 모델로서 광고료가 가장 비싸다는 수퍼볼 대회 광고로도 등장한 바 있으며 각종 토크쇼 게스트, 피플지의 표지 모델 등으로도 미국 내 인지도가 상당히 있는 인물이다.

미국 역사 로맨스 소설 출판사 에이븐(Aven)에서는 그가 300달러는 받고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 시작한 후 20~40%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하니 호불호를 떠나서 로맨스 소설 커버 사(史)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더 이상 파비오를 로맨스 표지에서 찾는 것이 어려워졌다. 슈왈츠제네거나 스탤론 같은 근육질 액션 스타의 길을 걷고 싶던 파비오 본인의 욕망도 있었겠지만 로맨스 소설의 표지에도 변화가 왔기 때문이다.

 

로맨스 커버의 종류

로맨스 소설 표지로맨스 커버 디자인은 대략 5~6종으로 분류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녀가 포옹하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일러스트이다. 책의 내용에 따라 노출 수위의 향방이 결정되는데 카테고리 로맨스로 분류되는 할리퀸 로맨스에 비해 역사 로맨스 쪽의 표지가 노출 부위가 많았다.

 
특히 80~90년 초 두 명의 걸출한 로맨스 커버 스타 <파비오>와 <스티브 샌달리스>가 로맨스 커버 시장을 장악하던 시절에는 역사 로맨스라면 으레 근육이 잘 발달된 남주인공이 가슴을 반쯤 드러낸 여주인공을 억세게 끌어 안고 있는 장면이 표준이었다. 유명 로맨스 작가인 산드라 브라운은 일명 <이두근과 가슴>으로 요약되는 로맨스 커버 디자인이 로맨스 소설의 품격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1994년부터 꾸준한 노력을 통해 로맨스 커버 디자인 다변화에 앞장을 서고 있다.

과거 <이두근과 가슴>형 디자인은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든데 하이랜더나 기사 같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역사 로맨스 소설에 종종 등장하거나 아니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커버를 한 장 넘기면 속지처럼 나오는 스텝백(Stepback) 커버로 숨어버렸다.

물론 같은 역사 로맨스라도 리젠시 로맨스 같은 경우 품위가 넘친다.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를 계승하는 리젠시 로맨스 장르는 당시 시대 복장을 완벽하게 갖춰 입은 남녀가 맞게 가볍게 손만 잡고 있거나 아니면 남성이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할리퀸에서는 하위 카테고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세련된 옷차림을 한 남녀가 다정하게 포옹 하고 있는 자세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리고 책 내용의 성적 수위에 따라 키스의 농도나 노출 수위, 스킨쉽 표현 정도가 달라진다.

할리퀸 원서 표지

커플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커버는 남성이나 여성 1인만이 등장하는 초상화형 커버이다. 남성이 단독 모델일 경우 나른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거나 잘 발달된 가슴 등 근육을 부각시키는 등의 성적인 면을 강조한다. 남자 형제들이 등장하는 시리즈물, 뱀파이어, 수잔 브럭맨의 TTD 시리즈 같은 밀리터리 로맨스, 소방관, 경호원 같은 아직은 남성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분야의 직업을 표현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반면 여성이 표지를 장식하는 경우는 뭔가 비밀이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특이하게도 얼굴이 전면에 등장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 단독일 경우 얼굴 아랫부분부터 등장하거나 어딘가를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는 뒷 모습등이 주로 사용된다.


 
한 때 인간의 육체미만을 보여주던 커버 디자인이 품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커버 디자인이 부채,구두,보석 상자같은 소품이나 신비스러운 풍광 옛스런 성 등을 묘사한 디자인이다. 주로 역사 로맨스나 현대 로맨스에 많이 쓰이는데 역사 로맨스 같은 경우 위에서 언급한 스텝백 커버나 뒷면 커버등을 예전 <이두근과 가슴>형 디자인을 채택해 보완해준다.

 
커버 디자인 중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디자인은 작가의 인지도 하나만을 보고 전면에 작가의 이름과 작품 명만을 타이포그래피화 시킨 디자인이다. 한 때 대다수의 로맨스 소설에서 채택했으며  노라 로버츠, 산드라 브라운, 린다 하워드, 주드 데브르 등의 손에 꼽을만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 이나 혹은 과거 인기작의 재 출간작일 경우 흔히 사용된다.

 로맨스 소설 표지
그럼 요즘 새롭게 등장한 커버 디자인은 뭘까? 칙릿과 판타지 로맨스가 인기를 끌면서 카툰 커버와 판타지 일러스트풍의 커버 디자인이 새롭게 등장했다. 열혈 로맨스 매니아 중에는 카툰 커버가 과거 <이두근과 가슴> 커버처럼 로맨스의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로맨스 소설 표지
  

모델은 누구일까?


남성미를 극대화 시켜셔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피트니스 잡지의 모델이 많이 섭외된다. 과거 활발한 활동을 했던 파비오나 스티브 샌달리스등도 이에 속하며 그 밖에는 작가적 상상력에 의존하는 편이다.

서양과 동양의 취향차에 의해 일명 버터 왕자 같은 남성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한국 여성들이 선호할 만 남성상은 아니다. 대표적인 모델을 소개하자면 80~90년 초까지 시장을 양분했던 파비오와 스티브 샌달리스와 2000년도 이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존 디살보가 있다. 파비오는 400권이상, 스티브 샌달리는 800여권,존 디살보는 600여권의 표지를 담당 했다 하니 어디선가 이들의 얼굴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파비오와 스티브 샌달러스


국내 로맨스 북커버


국내 로맨스 소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문고판 할리퀸이다. 국내 할리퀸 번역판은 카테고리와 상관 없이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내용을 선별해 알파벳 A~Z순으로 시리즈가 출간 되고 있다. 각 시리즈마다 책 커버색에 변화가 가장 큰 차별점이다. 번역본과 값싼 문고판, 국내 정서 고려라는 한계 때문에 개성적인 책 디자인보다는 그때그때 책 제목과 매치되는 선에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표출하는데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할리퀸 표지 

해외의 싱글 타이틀에 속하는 장편 로맨스의 커버 디자인은 과거에 비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역사 로맨스의 경우 한국적 정취를 잘 살린 수묵화풍의 커버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 로맨스는 해외처럼 낭만적인 일러스트 배경에 제목을 타이포그래픽화 시킨 디자인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리고 가벼운 칙릿풍의 로맨틱 코메디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게 되면서 카툰 디자인도 하나의 유행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글을 마치며 소박하게 갖는 바램은 국내의 로맨스 커버 디자인의 발전과 북 커버 디자이너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소규로라마 로맨스 커버 디자인 시상식이 정기적으로 열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북커버 디자인은 단순히 책을 세련되게 포장해 판매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가장 1차적인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커버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역사 로맨스 작가 조 베벌리의 <Hazard>이다. 2002년도 AAR의 커버 디자인 시상식에서 스텝백 커버 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로맨스 커버 디자인계의 거두 존 폴의 작품이다.

 
화려한 야회에 가기 전 화장대 앞에서 단장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막 무도회에서 돌아와 조금 전 무도회에서 만난 낯선 남자에 대해서 생각을 되짚어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역사 로맨스의 고풍스러움이 에로틱함이 적절히 배분돼 있는 커버라 생각한다. 앞 커버를 한 장 넘기면 부채 아래 가려진 여인의 등이 나오는 것도 멋지다. 국내에서도 이런 스텝백 커버 디자인을 볼 날이 올까?
[Copyright ⓒ 로맨스웹진 로맨시안(www.romanc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