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Extra Form


스코트랜드에 사는 벤지(시어샤 로넌 분)은 어머니 메리 맥기브(캐서린 지타 존스 분)와 심령술 공연을 해 근근이 먹고산다. 소녀의 유일한 관심사는 전설적인 마술사 후디니(가이 피어스 분)로 후디니가 자신의 도시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에 열광한다. 한편, 평생 해온 탈출 묘기보다 심령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된 후디니는 자신과 죽은 어머니만 아는 암호를 맞춘 이에게 만 달러를 상금으로 준다는 이벤트를 열고 메리 모녀는 어떻게든 암호를 알아내 상금을 타낼 목적으로 후디니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처음 계획과 달리 메리와 후디니는 상대방의 매력에 끌린다.


이 영화는 일명 ‘위대한 후디니’로 불렸던 실재 인물인 후디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후디니라는 단어는 낯설다. (상처에 바르는 약 이름이 훨씬 더 가깝지 싶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양)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후디니는 마술사의 척도로 통한다. 일반적인 전기나 마술역사서 말고도 최근에는 그의 뛰어난 창의력에 주목한 경영서까지 나올 정도로 그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마술사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통 마술 – 미녀를 두 동강 내거나 상대방이 고른 카드를 알아맞히는 식의 묘기를 선보이지 않았다. 탈출왕이라는 애칭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의 주특기는 곡예에 더 가까운 탈출묘기였다. 지금은 탈출묘기가 마술의 한 분야지만, 후디니가 활동하던 1920년대만 하더라도 이 분야는 미개척지였다. 후디니는 수갑으로 두 팔을 채우고 물속에 던져지거나 구속복으로 입고 철판 아래 누워 있다가 무사히 탈출하는 획기적인 공연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대표적인 전기 영화가 1953년 파라마운트에서 제작하고 당대의 명배우 토니 커니스와 자넷 리가 공연한 <Houdini>다. (1994년에 마술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후디니와 그의 아내 베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후디니가 얼어붙은 강바닥에서 상자 탈출 마술을 시도하다가 실패해서 사망한 것으로 그려진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마술사의 딱 맞는 최후라고 여겼는지 후디니가 마술 실현 도중 사망했다고 아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후디니는 공연차 갔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당시 맥길대학교 학생이었던 J.고든 윈스테드에게 하복부를 맞고(평소 후디니는 강한 체력을 과시하려고 이런 퍼포먼스를 자주 했고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맹장염으로 발전한 것이 사인이다. 그 자리에서 숨지지 않았으며 10월 24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공연 도중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 10월 31일 52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후디니의 일생에는 단 두 여인만이 존재했다. 어머니 세실리아와 아내 베스로 특히 베스는 후니디와 1893년 결혼해 후디니가 사망한 1926년까지 30년간 그의 공연 파트너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후디니는 1913년에 사망한 어머니가 그리워 영매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다가 사기라는 것을 밝혀내고 강령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후디니의 죽음 이후, 베스는 남편이 살아 생전 자신에게 암호를 알려줬다며 금고 속에 있는 해당 암호를 맞추는 사람에게 상금으로 만달러를 제시한다. 아서 포드라는 유명 강령술사가 열단어 짜리 암호를 맞추지만, 이 일은 두고두고 석연치 않았다. 포드와 베스가 공모했다는 설(훗날 포드가 시인했다.), 포드가 맞춘 암호는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는 설 등이 분분했다. 결과적으로 베스의 변호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금고 속에서는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다. 지금까지 이 일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후디니는 적어도 미국에서 보기에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인물이다. 그의 일화 하나는 모두 발가벗겨졌고 이미 영화도 나온 상태에서 또다시 전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영화 <데스 디파잉>은 익히 알려진 삶은 재구성하는 대신 후디니의 일화를 교묘하게 엮어 정말 마술사의 최후에 어울림 직함 마지막을 재창조한다. 어머니와 심령술 공연으로 돈을 버는 벤지는 자신들의 사기 행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후세계를 슬쩍 봤든 사람을 슬쩍 봤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우린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줄 뿐이다.” 벤지의 이 대사야말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다.

극 중 후디니는 대중 앞에서는 배를 세게 맞고도 끄떡없는 천하무적이라도 뒤돌아서면 홀로 욕실에서 피를 토하고, 완벽한 탈출 연기를 위해서 강한 체력을 기르는 평범한 인간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속내를 전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뇌하는 후디니의 모습은 일견 과거 가이 피어스가 연기했던 <메멘토>의 레너드가 겹쳐지기도 한다.

아름다운 메리와의 로맨스는 마술의 미녀 조수 역할이다. 관객의 시선이  성공에 회의감을 느끼는 뉴욕의 재벌남과 밑바닥 삶을 사는 모녀의 만남에 쏠린 가운데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한편의 마술극을 완성하려 노력한다. 더불어 벤지가 후디니가 죽을 날짜를 – 그것이 사기이든 영능력이든 – 예언하면서 그의 죽음은 어이없는 죽음이 아닌 마술사에 어울리는 미스터리한 죽음이 된다.

문제는 시선을 분산시켜야 할 메리와 후디니의 로맨스가 지루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후디니와 사후세계 집착과는 별다른 개연성이 없어 파급 효과가 약하다는 것. 더욱이 후디니의 삶을 반분했던 베스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그녀의 일화를 가져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속임수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는데 실패한 마술이다. 후디니는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쳤다는 벤지의 마지막 나레이션은 생뚱맞다.






[Copyright ⓒ 로맨스웹진 로맨시안(www.romanc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