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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포스터에 제대로 낚였다. 뉴욕의 잘 나가는 독신녀, 하지만 연애 능력은 제로에 가까운 그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베이브 버스터인 줄 알았는데 웬걸, 퀴어 영화다. 포스터 디자이너가 낚을 의도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영화를 보지 않고 작업을 한 게 아닌가 하고 오해할 정도로 포스터는 왜곡 정도가 심하다.

그레이(헤더 그레이엄 분)의 인생은 완벽해 보인다. 금발의 미녀, 능력 있는 광고 기획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일레인(사만다 페리스 분)까지. 하지만, 몇 년 동안 연애를 못한 탓에 사람들에게 늘 붙어다니는 친오빠이자 룸메이트인 샘(톰 캐버나즈 분)을 애인으로 오해받는다. 그레이는 샘을 이끌고서 애인을 구하려고 개 공원에 갔다가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 찰리(브리짓 모나한 분) 을 만난다. 그녀의 의도대로 오빠와 찰리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을 결정한다. 그레이는 점차 두 사람의 결정에 묘한 불안감을 느끼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술에 취해 찰리와 키스한 후 자신이 게이임을 깨닫는다.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이하 그레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편견을 깬다. 우리는 흔히 형제나 자매간에 벌어지는 이성애 삼각관계에 익숙해져 있는데 여동생이 레즈비언이어서 새언니를 짝사랑하는 동성애 삼각관계다. 뉴욕에서는 모두 동성애를 쿨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뉴요커인 여주인공은 일단 자신의 동성애 취향을 부정하고 남자들을 만나러 다닌다. 퀴어 영화는 뭔가 심오하거나 혹은 그들만의 취향으로 예상했지만, 여주인공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심심할 정도로 전형적인 요즘 베이브 버스터다. 그레이는 찰리에 대한 불타오르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아프지만, 직장에서는 자신 능력을 증명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이제는 베이브 버스터의 단골 조연이 된 게이 남자친구는 없더라도 자신을 위해서 어깨 한쪽을 내주는 이성애자 남자 친구가 있다. 동성애자라고 여자 친구가 없는까? 다이어트와 오프라 윈프리 쇼로 늘 수다를 떨어대는 친구 일레인은 친숙한 조연 캐릭터다. 마지막에는 바로 자신 옆에 있던 하지만 몰랐던 미스터 라이트(Mr.Right)를 찾게 된다는 것까지 – 물론 이 영화에서는 미즈 라이트다 – 그레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굳이 인식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를 퀴어 영화라고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 점은 퀴어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워줄 뿐만 아니라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성적 취향 외에는 차이점이 전혀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형이 남동생의 애인을 좋아하는 것은 금기를 거부한 애절한 사랑이고 여동생이 새언니를 짝사랑하는 것은 변태적이라고 색안경을 껴야만 할까? 그리스 시대처럼 동성애를 권장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급부로 배격할 필요도 없으며, 그들만의 리그에 넣어 색다르게 취급할 이유도 없다. 샘이 그레이를 받아들이듯 지금까지처럼 친구이자 가족으로 여기면 그만이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평범한 베이브 버스터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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