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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 초년생이 사랑과 일에 모두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에 자연스럽게 연결 고리가 만들어지는 영화가 한 편 있을 것이다. 1988년에 개봉한 영화 <워킹걸>. 사회 초년생 테스(멜라니 그리피스)가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과 일에 모두 성공한다는 내용으로 지금은 연상하기가 쉽지 안겠지만 <에일리언>의 전사 시고니 위버가 그녀의 악마 같은 상관을 연기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15년 후 21세기 워킹걸이 한 명 등장해 미국의 유명 서점가를 장악하더니 드디어 영화로까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모두가 알다시피 2004년도에 출간 돼 전세계적으로 메가 히트하고 국내에서도 20만부 이상이 팔린 동명의 베스트셀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작가인 로렌 와이스버거가 미국 보그의 전설적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의 어시스턴트 출신임이 알려져 출간 후 더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책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명문 대학 출신의 앤드리아 삭스(앤 해서웨이)가 수 많은 면접에서 낙방 한 뒤 생각지도 못한 패션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의 차석 비서가 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역시 영화의 포인트는 세계 굴지의 잡지사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화려한 명품들과 발렌티노, 브리짓 홀, 하이디 클룸 같은 패션 명사와 모델 그리고 그 무엇보다 악마 같은 상사 미란다의 기상천외한 요구들에 있다.

< 쓰리 투 탱고>,<사랑에 빠지는 특별한 법칙>의 각본가인 에이린 브로시 맥케너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가져다 매우 적절하게 재구성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원작은 1인칭 시점인 탓에 철저하게 “앤드리아의 편집장 미란다 성토기”로 이뤄져 있지만 영화는 나름대로 공평한 시선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이 영화의 감독이 패션을 특별히 사랑하는 <섹스 앤 더 시티> 출신의 데이빗 프랭클이기에 어느 정도 패션계를 위한 변명을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라도 든 게 아닐까?

원작의 앤드리아가 몸은 프라다를 입되 마음은 동화되길 거부하고 끝끝내 배타적인 시선을 던지며 런웨이를 뛰쳐 나오는 것으로 마무리 된데 비해 영화의 앤드리아는 어느 정도 미란다와 교감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전형적인 냉혈녀로만 보였던 원작의 미란다도 영화에서는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등장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없음에 대해 마음 아픈 속내를 드러내고 자신의 쌍둥이 딸에 대한 모성애로 눈물을 보이기까지 한다.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식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엔딩을 위한 포석이라 할 지라도 마음의 울림을 자아내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 영화에서 어느 명품보다도 아우라를 발산한 메릴 스트립의 자리잡고 있다. 날카로운 킬러힐에 수 많은 명품을 걸치고 나와 악마 같은 행동을 할 때나 배우로는 쉽지 않는 쌩얼로 등장할 때나 그녀의 카리스마는 대단하다. 앞에서 언급한 <워킹걸>의 악마 같은 상사 시고니 위버는 1989년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 한 봐 있는데 내년 시상식에서 단연 돗보일만한 이름은 메릴 스트립이라고 생각한다. 십대 틴에이저 스타에서 한단계식 성인 연기자로 발 돋움하고 있는 앤 해서웨이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 이런 영화의 중심은 악마 같은 인물음을 어찌하겠는가!

전통적으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그렇게 좋은 평을 얻지 못했지만 이 영화는 원작의 아이디어를 십분 활용하고 영화적 재미까지 더해 호평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넌 지미 추(유명 구두 브랜드)를 신었을 때 이미 영혼을 판 거야>,<결국 선택은 네가 한거야>등의 여심을 자극할 만한 대사가 즐비한 것도 매력 포인트.

하지만 실제 패션 업계에서 몸 담았던 체험이 진하게 뭇어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1시간 30분 동안 내용을 정독하지 않고 패션 잡지를 휙 하고 넘겨본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영화의 앤드리아는 한달 동안 그 수 많은 체험을 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패션지라고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앤드리아가 속성 재배식으로 자신의 패션 감각과 패션에 관한 업무 전반에 대해 단 번에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분명 억지스럽지만 영화 속 앤드리아가 어느 정도 미란다를 이해하는 것처럼 관객들도 짧은 시간 안에 원작을 압축해 영화에 우겨 넣어야 하는 감독의 고민에 대해서 배려해 줬으면 한다. 할리우드 영화는 소수를 위한 맞춤복 이라기보단 기성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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