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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패러노말
국가 한국
출판년도 2005
출판사 큰나무
할리퀸 종류1 싱글
인형제작가로 ‘혜잔의 향낭’ 인형공방을 운영하는 혜잔은 평소 영국의 유명 가수 라칸 카셀라스 킨더를 동경한다. 라칸은 자동차사고로 누이부부와 남동생을 잃고 홀로 남겨진 조카 에밀리를 맡게 된다. 에밀리가 애지중지하던 수공예 인형이 망가져 이를 수리하기 위해 작가를 수소문하던 라칸은 한국의 혜잔의 공방을 찾아간다.

모든 장르는 창작자와 수용자간에 이뤄진 계약이기 때문에 해당 영역에 들어갈 때는 그 영역에서만 사용되는 언어에 익숙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역의 가장자리를 가늠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로맨스 소설이나 만화에서 우연은 독자라면 누구나 수긍하는 공통의 언어다. 특히 만화는 탈 일상성과 등가적의미로 통용 될 만큼 허용 범위가 크다. 모든 것이 이성적으로 앞뒤가 꼭 틀어 맞아야 하는 미스터리 장르라 할 지라도 만화와 결합하면 좁은 마을 안에서 탐정인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살인이 벌어져도 독자는 아무런 의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한 발을 걸쳐놓고 있는 로맨스 장르(점점 더 현실화된 로맨스를 요구하는 독자의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는)에서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를 직조하기 위해 우연이라는 도구를 남발하면 ‘우연성의 남발’이라는 글자만 새길 뿐이다.

한수영에게 두 가지 이미지가 있다. 생활밀착형 로맨스와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는 그녀가 가진 두 가지 얼굴이다. 실생활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한 정감어린 생활밀착형 로맨스는 TV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 <단팥빵>, 한국형 판타지는 <연록혼>에서 그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4년 작 《혜잔의 향낭》은 이 두 장르를 취합해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혜잔의 향낭》은 이야기를 축조하기 위해서 우연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사용한다. 아무리 날카롭게 별해 놓은 연장이라도 자주 사용하면 끝이 무디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우연은 분명 로맨스 소설의 장르적 언어다. 현실이었다면 절대 만날 일 없었던 두 남녀를 묶어놓기 위해서나 갈등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우연을 사용하는 것은 이야기에 흡입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우연을 사용하는 치열하지 못한 스토리텔링이다. 혜잔이 인형을 통해서 만난 것은 라칸을 만난 것을 자연스럽게 수긍이 간다. 하필 라칸이 일가족이 다 죽어 대기업 CEO 자리에 오른 영국의 유명 가수까지가 영역의 한계치다. 책의 모티브를 제공한 운명의 짝은 운명의 붉은 실로 묶여 있다는 월화노인 설화가 힘을 발휘하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영국과 한국이라는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 인형제작자가 유명 가수의 의상 디자이너가 되고 우연히 파티장에서 과거 러시아 인형전시회장에서 만났던 남자 레오니드 뜨로쉰을 만나는데 그 남자가 혜잔에게 집착 같은 애정을 보여 납치하는 것은 인위적인 극적 장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극 중 혜잔은 유명 열녀설화에서 발췌한 여주인공을 모델로 한 인형을 제작하고 인형의 배경 스토리가 각 장 마다 실려있다. 마지막 장에는 라칸이 배치해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이으려 애쓴다. 굳이 열녀 설화를 실은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 지극히 여성희생적인 이야기들이 동양적인 정서 - 한국적인 정서로 혹은 애 뜻한 사랑 이야기로 편리하게 오독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죽어가면서까지 임을 위해 등불을 밝히는 열녀 한주, 아버지를 위해 인신공양을 마다 앉는 효녀심청, 아버지를 위해 남장을 하고 전장해 나간 전사 부랑, 왕후의 질투로 왕이 곤란해 처해지자 자결을 선택하는 관나부인등 작가가 아무리 21세기 로맨스로 포장해도 본질은 불편하다. 마리안 폰 룬트슈테르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이는 확실해진다. 마리안은 전형적인 과거 할리퀸 악녀 캐릭터를 그대로 답습한다.

80년대 할리퀸의 여주인공은 으레 보랏빛 눈동자의 가냘픈 몸매였다면 국내 로맨스에서 백인 남성은 동양인 여성의 쌍꺼풀 없는 눈매와 한복선에 반한다. 보랏빛 눈동자가 동시대성을 잃어 폐기된 것처럼 한국적인 정서의 로맨스도 80년대 할리퀸 스토리 외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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