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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현대
국가 한국
출판년도 2004
출판사 랜덤하우스중앙
할리퀸 종류1 싱글
작가가 후기에 밝혀 듯 “30대 초 중 반, 적당히 쓸쓸하고 마음 한 자락 조용히 접어버린 이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31살의 라디오 방송 작가 공진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내는 그녀에게 피디 교체로 이건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다가온다. 낯가림이 심한 진솔은 그가 시인이라는 사실에 잔뜩 긴장하지만 의외로 소탈하고 장난스런 성격에 점점 그에게 친밀함을 느끼고 용기를 내 사랑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사랑이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일지도 모른다며 담담히 말한다.

줄거리는 뭐 하나 튀는 것 없는 익숙한 설정과 전개로 이뤄져 있다. 작가는 글자 하나 하나 꾹꾹 눌러 쓰듯 문장에 공력을 담아 이 익숙한 이야기를 색다르게 채색해 나간다. 이건에게는 대학 시절부터 삼총사처럼 친하게 지냈던 선우와 애리라는 친구가 있다. 선우와 애리는 10년 지기 연인. 건은 친구의 애인을 남몰래 짝사랑하고 진솔은 쉽게 건의 속마음을 눈치챈다. 애리는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을 때마다 건을 찾아오고 건을 마음에 두기 시작한 진솔은 둘의 관계 때문에 남몰래 마음 아파한다. 선우, 애리, 건, 진솔로 이어지는 감정의 연쇄상이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이건은 나쁜 남자다. 그는 너무나도 쉽게 타인의 곁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곁은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연애 상담 코너에 단골처럼 올려져 공공의 적으로써 씹히는 바로 그런 남자. 진솔은 계속해서 그가 나쁜 남자라고 되뇌면서도 그를 사랑하고 만다. ‘바보 같이 그런 눈물 흘리게 할 사랑은 말아’ 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이런 사랑이 찾아오면 거절하지 못할 사랑을 작가는 라디오 방송국을 무대로 아기자기하게 그려낸다.
 
작가가 그려내는 여느 로맨스 소설처럼 손쉽게 사랑의 비등점을 향해서 달려가지 않는다. 친구의 연인을 십 년 동안 사랑한 건이나 선우와 애리의 기나긴 사랑이나 계속해서 마음에서는 그를 밀어냈다고 생각하나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그를 담아 두고 있는 진솔이나 모두 마음 구석에 구멍이 날 때까지 불은 땐다. 작가의 단정한 글 솜씨 속에 천천히 이르는 결말은 맵싸한 한 순간에 폭발력은 없으나 잘 끓인 사골 국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진솔이 거니는 마포와 종로 일대로 이어지는 서울의 거리다. 살붙이 하나 없이 외떨어져 사는 진솔은 서울이 너무 삭막하고 싫어서 낙향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진솔이 “오랜 세월 정 붙이려 노력하다 보니 이젠 미운 정 고운 정 들게 된 곳”이라는 말처럼 작가가 묘사하는 서울의 풍경은 애정이 속속들이 배어 있다. 서울에 거주하고 특히 진솔처럼 마포, 종로 언저리에 주요 활동 무대였던 이들이라면 추억을 헤 짚으며 공감 어린 미소가 들겠고 서울에 거주 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진솔이 거닐었던 코스를 따라 거리 탐방을 나서고픈 마음을 먹게 한다. 언젠가 작가와 팬들이 어우러져 실제로 이런 탐방 행사가 이뤄진다면 어떨까 싶다.

많은 사람들은 로맨스 소설을 비평할 때 “현실성 없는 로맨스”라는 말을 가장 흔히 쓴다. 이 용어 자체에 품고 있는 아이러니함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냐가 좋은 로맨스 소설과 그렇지 못한 로맨스 소설을 나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이런 황금 비율에 어느 정도 접근 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진솔처럼 너무나도 모범 답안인 줄거리 전개가 못내 아쉽긴 하지만 작가를 한국의 라빌 스펜서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작가 이도우는 2003년 《사랑스런 별장지기》로 데뷔했으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은 2004년에 내 놓은 두 번째 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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