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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칙릿
국가 영국
출판년도 1996
원제 Bridget jones's dairy
출판사 문학사상사
할리퀸 종류1 싱글
브리짓 존스의 일기우리는 대학을 졸업하면 당당한 족적을 남기리라 다짐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딪지만, 초롱초롱 하게 자신감으로 빛나던 눈매는 사회에 쓴 맛 앞에 곧 빛을 잃고 만다. 일도 연애도 뭐 하나 내 맘대로 안 되는 암울한 20대의 고통스런 터널을 지나다 보면 어서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버려서 - 우리의 눈에는(만)- 대단해 보이는 30대의 원숙한 선배들처럼 되기를 소망하기 시작한다. 저 나잇 고개를 하나만 넘으면 안정된 커리어와 남 몰래 꿈꿔왔던 행복한 연애(혹은 결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이유 모를 기대감에 가득차게 되지만, 이미 30의 고개를 넘긴 인생의 선배들은 알고 있다. 그 때도 지금과 별반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1996년, 지금으로부터 8년전 한 3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기체 형식의 소설《브리짓 존슨의 일기》가 세상에 나왔을 때 먹고 살만한 나라에 사는 30대 직장 여성들은 이 책을 복음서처럼 떠받들며 모두들「내 애기」라고 열을 올렸다. 평범한 직장 여성 브리짓의 굴곡진(?) 1년의 삶을 그려낸 일기체 소설이 동년배의 여성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 때문 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 또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혹은 가질 법한) 고민을 작가 헬렌 필딩 특유의 맛깔나는 문체로 시원하게 박박 긁어 준 것에 기인할 것이다.

새해 첫 날,작년의 굳은 결심과 달리 - 연인의 품이 아닌 - 또 다시 부모님 댁의 침대에서 잠을 깬 브리짓은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 추정되는 - 결심 리스트를 짠다. 리스트 안에는 담배 끓기와 체계적인 다이어트 계획부터 커리어 개발, 지식 함양, 장기적인 재정 문제 그리고 연애까지 평균적인 30대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세워봤을 고민이 총망라돼 있다. 하지만 우리의 브리짓양은 계획표만 엄청나게 세웠을 뿐 느슨한 자기 검열 기준을 내세워 과다 칼로리 섭취와 다량의 니코틴을 폐안으로 끌어들인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이어트를 한 번쯤 해봤던 여성이라면 키득거리며 공감의 웃음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새해 첫 날 열린 친목 모임에서 어른들은 쓸데 없는 사생활 참견이 곧바로 무한한 애정 표현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처럼 브리짓의 초라한 연애사를 들쑤셔 그녀를 비참하게 만들고 주책맞은 어머니는 돈 많은 이혼남 변호사 마크 다아시에게 딸을 도매금으로 팔아 넘기려 애써 브리짓에게 마크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앙금을 한 트럭 가져다 안긴다. 각종 가족 행사에서 30대 여성(20대 후반 여성 포함)들이라면 수 없이 겪은 수모는 전세계 공통 행사였다는 것에 또 다른 공감의 눈물을 흘릴 때 쯤 브리짓은「책임감 있는 남자와의 진지한 관계 맺기」라는 계획은 깡그리 잊고 바람끼 다분한 다니엘 클리버의 유혹에 홀딱 넘어가 버려 또 한 번의 비참한 연애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게 된다.

30대에는 연애 선수가 되어 웬만한 문제에는 꿈쩍도 안 할 것 같았것만,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는 관계 때문에 수 많은 사랑학 책에 돈을 쏟아 붓고《화성에서 온 남자》같은 이론을 들먹이며 해답 찾기에 골몰 해야 하는 것도 서러운데, 사회적으로 잘 나가는 친구들과 결혼을 통해 기존 주류 사회에 입성한 친구들은 만나기만 하면 날카로운 해파리처럼 그녀를 쏘아대 자괴감만 더 쌓이게 한다. 이런 슬픈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독신과 - 여성의 영원한 친구인 - 게이 같은 아웃 사이더들에게서 치유를 받게 되는데,「호」하고 감싸앉는 여성 특유의 사랑과 관용의 힘을 맛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한번의 연애를 통해「피를 흘리는 쪽은 항상 여자」라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 브리짓은「탈 가정주부」선언을 한 뒤 잘 나가는 방송국 진행자로 변신 한 어머니의 연줄로 방송국에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멋지게 다니엘에게 한 방 먹이고 새 직장에 출근을 하게 된 것은 좋은데, 사이코 같은 직장 상사는 그녀에게 엉뚱한 일만 떠맡기고, 그 때마다 운명의 신은 브리짓과 웬수 같은 마크 다아시를 대면하게 만들어 그녀를 곤란하게 만든다.

마크 다아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 듯 그의 원조 모델은 제인 오스틴의《오만과 편견》의 미스터 다아시로 이 책이 쓰여질 쯤 영국에서는 콜린 퍼스와 제니퍼 일리 주연의 《오만과 편견》이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봐 있다.《오만과 편견》를 읽고 엘리자베스와 미스터 다아시의 관계를 브리짓과 마크의 관계에 투영 시키며 읽는 것이 한층 더 재미있겠지만, 그 책을 읽지 않았다 해서 본 작의 독서를 금하란 이야기는 아니다. 구지 비교하지 않아도《브리짓 존스의 일기》에는 헬렌 필딩만의 재미가 있다.

마 크와 브리짓은 꼬인 관계는 엉뚱하게도 포르투갈 남자 줄리오와 바람이 나 사기를 치고 야반도주를 감행한 브리짓의 어머니 팜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브리짓은 자신의 일 처럼 일을 해결하고 다니는 마크에게서 지금까지 반감과 오해 때문에 - 재밌게도 이 모든 것의 원흉은 어머니라는 사실 -외면하려 했던 진실성을 발견하게 되고 동시에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되면서 그녀의 마지막 일기는 전년도의 비참함과는 달리 기쁨의 비명으로 끝을 맺는다.

혹자는 이 작품이 사실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사건이 지나칠 정도로 희화되고 과장 되게 묘사됐으며 브리짓의 캐릭터 역시 30대의 평균적인 직장 여성의 대변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도 한다. 일견 브리짓는 술 마시며 놀러 다니는 것만 좋아하고 다이어트와 연애에만 목을 매달며 머릿속에는 지성이라고는 한 줌도 없는 것 같고 무능력함을 우연히 찾아온 행운으로 매꾸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오해는 이 소설이 일기체로 쓰여졌다는 것을 간과한데서 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기야말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가장 진실한 기록 매체일 것으로 판단하지만, 본 작의 여주인공 브리짓은 일기라는 도구를 사용해 자신의 비참 일변도의 삶을 재미있게 각색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도 있지 않을까?

본문에서 브리짓은 이런 말을 한다.「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한 침대에 들어가고, 섹스 뒤에 담배를 피우는 장면 같은 게 이어지는 걸 보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부자연스럽고 우스꽝스럽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흥미를 잃고 말 것이다.」우리는 브리짓처럼 실제의 삶을 알고 있으면서도 살짝쿵 낭만성을 덧칠하고 싶어 한다. 만약 30대 직장 여성의 삶을 코믹과 과장이라는 코드 없이 리얼리즘의 극치로 그려냈다면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메세지를 얻는 대신 강물로 뛰어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버금가는 자살 신드롬을 일으켰을테고.

30대 여성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학교에서 배운 양성 평등 교육은 사회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남녀 유별 사조 때문에 교과서 속 이론에 불과하고 이에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이어트와 결혼에 자신을 내몰아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독립과 자아성체성,페미니즘 문제가 짓눌러 온다. 직장에서는 막 입사한 샛파란 20대에게 늙다리 취급 받고 남자 동료들은 하나 둘 관리자로 올라서는데 결혼도 직장도 볕 들날은 없어 보이기만 하는 암울한 30대의 나날이여. 이런 당신을 위한 소박한 위로가 바로《브리짓 존스의 일기》다. 원제《Bridget jones's dairy,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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