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향한 떨림과 뜨거움은 사라지고, 어느새 의무감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에 지친 은수와 지후는 결국 이별을 선택하고 직장동료로 다시 돌아간다. 서로를 향한 감정, 감각에 익숙해지고 무뎌진다는 것…… 더 이상은 설레지도 열정이 생기지도 않는 다는 것, 사람들은 그런 때를 권태기라고 한다. 은수와 지후 또한 일종의 권태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별을 선택했다.
익숙해져 무뎌져서 이별을 선택한 두 사람이지만 그래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은수와 지후.
은수의 말처럼 미련일 수도 있고, 소유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별한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마음에 담고 있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직장 동료가 되어 버린 옛 연인을 바라본다. 이별을 고한 것에 후회하고, 자기도 모르게 익숙하게 옛 연인을 떠올린다.
은수의 지후의 심리가 정말 감각적으로 잘 그려졌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 내뱉는 말들에 공감하며 고개가 끄덕여지고,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명언이라는 게 따로 있지 않다는 느낌. 멋진 말이라고 해서 명언이 아니라 진정으로 공감하고 가슴에 와 닿아야 명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별한 사람들만 아는 진실>은 책 전체가 명언같이 다가왔다.
잔잔하다. 설렘이나 달콤함은 없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왔다 멀어지고 다시 밀려오는…… 그런 느낌의 글이다. 은수와 지후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그리는 심리묘사가 탁월한 글. 진정으로 같이 호흡하며 읽을 수 있는 깊이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에는 나쁜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극적인 인물도 없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한 연인의 이별과 재회를 그렸기에, 은수와 지후을 집중 조명하고 있지만 지후보다 먼저 은수를 사랑한 유승과 그런 유승을 십년동안 바라보는 현정, 그들의 심리도 잘 그렸을 뿐만 아니라 감초 같은 미나와 현수 등 다 공감 가는 캐릭터들이고 정을 주게 된다.
‘좋은 사람’ 유승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남주인 지후보다 더. 은수를 먼저 사랑했고, 그녀만 바라봤다. 그녀의 이별을 우연히 목격했을 때는 안타까워하면서도 남모르게 설레어했다. 이번에는 진짜 그녀에게 그의 마음을 표현해야지 하며 다가섰지만 결국 은수의 선택은 지후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했다. 은수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남기로 했다. 그런 그를 사랑하고 결국은 그의 마음이 이루어지길 빌고, 또다시 그가 아파할 때 대신 울어줄 주 아는 여자 현정도 정말 멋있는 인물. 개인적으로 두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랑은 ‘심장이 조각조각’이라고 말하는 유승과 ‘십년을 십분처럼’이라며 또 십분을 기다리는 현정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은수를 향한 유승의 마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정은 은수를 사랑했던 유승 또한 감싸줄 주 아는 인물이니깐, 지난 십년은 그러지 못했지만 유승에게 온전한 심장을 주었으면 좋겠다.
은수와 지후. ‘스파크’가 없어 헤어졌던 두 사람은 다시 연인이 되었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돼.’라며 이별을 선언했던 두 사람은 그 헤어진 시간 동안도 서로를 생각했다. 잠시의 유예 시간이 그들의 진심을, 여전히 서로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잊고 지냈던 ‘스파크’를 되 찾아준다. 멋지고 예쁜 연인이라기보다 평범하고 익숙한 연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더 공감이 갔고, 마음으로 끄덕이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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